오디오 감상의 리얼리티를 위협하는 여섯 가지 요소
음악적 즐거움
우리가 이 여정을 시작하며 독자들과 다시금 되새겨야 할 가장 중요한 목표는 음악적 즐거움입니다.
우리는 훌륭하게 연주된 음악을 사랑하고, 우리 독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믿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 경험을 더욱 향상시키기 위한 방법을 끊임없이 찾고 있습니다. 종종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여러분의 감수성은 저희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장비와 소프트웨어, 셋업 방식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하지만, 그것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여러분의 몫입니다.”
하나의 탐험
오디오-포-뮤직(Audio-for-Music)이라는 취미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그것이 마치 끝없는 탐험(quest)처럼 진행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우리는 하나의 목표를 제시합니다: ‘믿을 수 있는 음악 재현(believable musical performance)’.
이 목표는 이론적으로는 완전히 도달할 수 없는 것이기에, 오디오-포-뮤직은 오히려 이상적인 탐험 과제가 됩니다.
이 여정은 논리적이며 과학적으로도 복잡한 요소들이 많아 수십 년에 걸쳐 천천히 탐구해 나가기에 충분한 보람이 있습니다.
진보에 대한 감사
우리는 지난 50년 이상 이 분야에 몰두해 왔으며, 가정에서의 믿을 수 있는 음악 재현을 향한 발전이 실로 놀라웠다고 느낍니다.
우리와 함께 이 여정을 걷는 사람들은, 과학과 공학, 예술이 이 핵심 목표를 위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를 지켜보는 과정 자체를 즐깁니다.
이 진보에 기여한 이들의 사고방식과 노력은 경이롭고도 인상적입니다.
우리는 다양한 제품, 기술, 제작 과정, 그리고 관련 인물들의 이야기까지 다각도로 탐구합니다.
새로운 기술이 처음엔 비싸게 시작되지만, 그것이 곧 전체 시장으로 파급되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믿음직한 재현’이 왜 중요한가?
단순히 “좋게 들린다”거나 “마음에 든다”는 평가는 일견 당연해 보이지만,
보다 깊은 음악적 감상과 소리의 구성 요소를 이해하려는 이들에게는 다소 부족한 접근입니다.
이러한 학습적 접근을 위해서는 기준(reference), 즉 좋음과 나쁨, 성공과 실패를 판단할 수 있는 표준이 필요합니다.
기준이 존재할 때, 순전히 주관적인 감상이 조금이라도 객관적 관찰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좋게 들린다”는 말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음악 그 자체에는 다양한 평가 기준이 존재하며, 관련 서적과 논문도 많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스트리밍 시대이므로, 관심 있는 청취자는 거의 무료에 가까운 비용으로
수많은 음악을 시험 삼아 감상해볼 수 있습니다.
반면, 오디오 측면에서는 실험이 어렵고 접근 방법도 대체로 정형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수십 년간 이 부분을 연구하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핵심적으로는, 실제 악기와 실제 연주 소리(The Absolute Sound)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기타나 보컬, 재즈 밴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소리가 실제처럼 느껴질 정도로 재현되는 오디오 시스템은,
대부분의 청취자에게 더 큰 만족을 줍니다.
이것은 단지 특정 장르만을 들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미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소리를 얼마나 그럴듯하게 재현해 내는가는,
그 시스템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서도 얼마나 잘 작동할지를 가늠할 수 있는 유효한 기준입니다.
왜 ‘리얼리티(Believability)’인가?
믿음직한 재현은 다양한 음악 장르나 녹음 방식에서도 청취 만족도를 예측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동시에, 우리가 이 개념을 사용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오랜 시간 오디오 애호가들을 얽매어 온 ‘정확성(accuracy)’이라는 강박에서 청취자를 해방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정확성’이라는 개념은 때로는 녹음 당시 어떤 마이크로 어떤 악기를 수음했는가 같은,
알 수 없고 필수적이지 않은 디테일에 집착하게 만듭니다.
반면 ‘리얼리티’는 청취 방해 요소들을 최소화해, 음악 감상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실질적인 기준입니다.
즉, ‘믿을 수 있을 만큼 그럴듯하게 들리는가’가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하는 바입니다.
오디오 리얼리티를 해치는 여섯 가지 주요 문제
우리는 수십 년의 관찰을 통해, 오디오 엔지니어링이 주로 기존 기술의 세부 정제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공학 분야와 마찬가지로, 전 세대에서 충분히 해결되지 못한 문제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입력에서 출력까지의 오디오 경로(signal path) 상의 왜곡을 줄이는 것이 초점이 되어 왔습니다.
이 분야는 지난 100년간 엄청난 진보를 이루었고, 앞으로도 계속 나아가겠지만 그 진척은 점차 느려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반해, 오디오 경로 밖에 있는 요소들, 즉 기존의 왜곡 모델에 포함되지 않는 문제들은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들 문제는 일반적인 측정 모델로 설명하기 어렵고, 여러 참여자가 함께 얽혀 있기 때문에 엔지니어링의 손이 닿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이제 이 비전통적 문제들’에 주목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다음과 같이 여섯 가지로 정리합니다:
1. 시각 이미지의 부재
콘서트와 가정 내 음악 감상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시각적 정보의 유무입니다.
공연장에서는 연주자의 움직임과 공간적 분위기를 함께 감상할 수 있지만, 가정에서는 그러한 시각적 자극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이 요소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고품질 음원 재생 중심의 오디오 세계에서는 거의 논의되지 않습니다.
2. 녹음 기준의 문제
음반마다 주파수 밸런스, 압축 방식, 공간감 처리 등이 제각각입니다.
이런 다양한 방식이 모두 옳을 수는 없으며, 그 차이들이 과연 음악적 감상에 긍정적인 왜곡인지 여부도 분명치 않습니다.
3. 공간 재현(Spatial Imaging)의 문제
연주자가 믿을 만한 공간 내에, 독립적이고 실재감 있게 존재하는 것처럼 재현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스테레오 방식의 문제라기보다, 청각 심리학(psychoacoustics)과 관련된 실행력의 문제입니다.
스테레오를 넘어서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 효용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4. 현실 공간의 저역(Bass) 문제
주거 공간은 콘서트홀이나 클럽과 달리, 공명, 반사, 외부 소음 등 복잡한 요소들로 인해 저역의 왜곡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이는 방마다 다르게 나타나며, 단순한 장비 성능만으로는 해결이 어렵습니다.
5. 다이내믹스(Dynamics)의 문제
실제 악기와 목소리는 때로 오디오 장비의 선형 동작 범위를 넘어서는 크기의 변화를 가집니다.
이는 녹음 방식, 재생 장비, 청취 환경 모두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6. 디지털 왜곡의 문제
A/D 및 D/A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학적 오류는 음악 신호와 매우 이질적이어서 쉽게 인지되며 방해 요소가 됩니다.
이러한 오류는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원인에서 비롯되며, 개별 엔지니어가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여섯 가지 문제는,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음악 재현’을 달성하는 데 있어서
기존의 기술적 기준을 넘어서야 할 새로운 도전 과제입니다.
오디오 애호가로서의 여정을 보다 깊이 있고 의미 있게 만들어 줄 핵심적인 탐구 대상이기도 합니다.
- 발췌 : Tom Martin ' the absolute sou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