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클래스가 다른 증폭 방식의 이론적 이해

  • 2025.05.07

 

 

–  클래스A, 클래스B, 클래스AB 그리고 바이어스 전압의 본질

 

 

오디오 앰프 설계에서 클래스라는 용어는 단순히 음색의 차이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증폭 소자예컨대 바이폴라 트랜지스터(BJT)나 진공관 등에 어떤 형태로 바이어스 전압을 가하느냐에 따라 

 

신호 증폭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진다는 뜻이다

 

이 글에서는 클래스A, 클래스B, 클래스AB 증폭의 작동 원리를 이론적으로 짚어보고

 

흔히 혼동되는 바이어스 전압과 구동 방식의 개념도 정리해본다.

 

 

 

클래스증폭 – 바이어스 전압의 충분함이 만든 이상적인 선형성

 

클래스증폭은 입력 신호가 음(-)의 방향으로 작동할 때조차 

 

트랜지스터나 진공관이 꺼지지 않도록 충분한 바이어스 전압을 미리 걸어주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1V의 사인파 신호가 입력될 경우이 신호가 –1V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기준점을 통째로 끌어올려(+2V 

 

신호 전 구간을 항상 소자가 작동할 수 있는 영역에 머무르게 만든다.

 

트랜지스터로 구성된 회로에서는 베이스에 충분한 DC 바이어스를 걸어입력 신호가 0V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한다

 

이로 인해 출력에서는 클리핑이나 크로스오버 왜곡’ 없이 매우 선형적인 증폭이 이루어진다

 

다만 이 방식은 입력 신호가 없을 때도 항상 전류가 흐르기 때문에열 손실과 전력 소비가 크다는 단점이 따른다

 

효율은 일반적으로 25~30% 수준에 머문다.

 

 

 




클래스증폭 – 효율은 높지만 왜곡이 생기는 이유

 

클래스증폭은 효율을 우선시한 설계다바이어스 전압을 걸지 않고

 

대신 두 개의 상보적인 증폭 소자, 예컨대 NPN PNP 트랜지스터를 이용해 입력 신호의 양(+)과 음(–)을 나눠서 증폭한다

 

0180도의 양의 신호는 NPN, 180360도의 음의 신호는 PNP가 증폭하게 되는 방식이다.

 

문제는 두 소자가 임무를 교대하는 접점즉 신호가 0V 근처를 통과할 때 발생한다

 

이 구간에서는 양쪽 트랜지스터 모두 완전히 켜지지 않기 때문에 크로스오버 왜곡(crossover distortion)’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실리콘 트랜지스터의 경우작동을 위해 약 ±0.7VVbe(베이스-에미터 전압)가 필요한데

 

바이어스를 걸지 않으면 이 전압을 넘지 못해 신호 증폭이 일시적으로 멈춘다이는 청감상 왜곡으로 직결된다.

  

 

 

클래스AB 증폭 – 현실적인 절충

 

클래스AB는 클래스A와 클래스B의 장점을 절충한 방식이다

 

NPN PNP 양쪽 트랜지스터에 바이어스 전압을 최소한으로 걸어두되그 값은 클래스A처럼 충분하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0.7V 내외의 전압이 주어져트랜지스터가 아주 미세하게 항상 켜진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이로 인해 입력 신호가 0V 근처에 도달했을 때도 소자가 즉시 반응할 수 있어 크로스오버 왜곡이 크게 줄어든다.

 

이 방식은 전류 효율과 음질 간의 균형을 이룬다는 점에서 대다수 오디오 파워 앰프에서 채택되고 있다 

 

바이어스 회로로는 전압 분배 네트워크다이오드 바이어스정전류 소자(current source) 등이 활용된다.

 

 

 

 

 

구동 방식 – 싱글엔디드 vs 푸시풀

 

한편클래스 구분과 별개로 증폭 소자가 신호를 처리하는 구동 방식도 중요한 분류 기준이다

 

구동 방식은 해당 증폭 소자가 신호 전 대역을 혼자 처리하느냐(싱글엔디드), 

 

아니면 여럿이 협력해서 처리하느냐(푸시풀)에 따라 나뉜다.

 

 • 싱글엔디드(Single-ended): 하나의 소자가 전체 신호를 처리하는 방식으로반드시 클래스바이어스를 걸어야 한다

 

클래스B AB 방식은 여기서 사용될 수 없다이유는 간단하다

 

신호 전 대역을 혼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바이어스가 부족하면 일부 구간에서 전류가 흐르지 않아 출력이 끊기게 된다.

 

  • 푸시풀(Push-pull): 두 개 이상의 증폭 소자가 서로 교대로 신호를 증폭하는 방식이다

 

보통 한 쪽은 + 신호다른 한 쪽은 – 신호를 맡는다클래스B AB 방식에 적합하며

 

필요에 따라 클래스동작으로도 설계할 수 있다.

 

푸시풀 방식은 병렬로 더 많은 소자를 투입하면 병렬 푸시풀(Parallel Push-pull), 

 

3개씩 묶으면 트리플 푸시풀, 4개는 쿼드 푸시풀이라 부르기도 한다.

 

 

 

실제 예 : KT150 푸시풀의 클래스증폭

 

예외적으로푸시풀 구성이면서도 클래스증폭을 채택한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마스터사운드(Mastersound)의 인티앰프Gemini

 

이 제품은 빔관 KT150을 채널당 2개씩 푸시풀로 구성했음에도 바이어스를 충분히 걸어 클래스증폭을 실현했다

 

게다가 네거티브 피드백을 생략했음에도 불구하고 12Hz~38kHz라는 넓은 대역폭을 확보한 것이 인상적이다

 

빔관의 푸시풀 구성이면서도 클래스증폭을 유지한 사례는 드물다.

 

 

맺으며

 

클래스A는 이상적인 선형성과 음질을클래스B는 높은 효율을클래스AB는 실용적인 타협을 제공한다

 

하지만 그 본질은 바이어스 전압과 소자의 동작 조건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여기에 구동 방식인 싱글엔디드와 푸시풀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면앰프 설계의 기초 원리를 훨씬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